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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페이가 에이미 폴러에게

"니가 좋아하든 말든 난 상관 안 해"

2011년 출간된 티나 페이의 자서전 <Bossypants>에는 그녀를 이끌어주었던 멘토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 그리고 고용했던 사람들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과 찬사들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알고 지낸 동료 코미디언 에이미 폴러에게 티나 페이는 특별한 러브레터를 보내고 있는데, 코미디계의 슈퍼 듀오인 두 사람의 우정은 나에게 늘 브루스 배너와 토니 스타크의 우정 발사를 지켜보는 위기에 처한 뉴욕 시민1 같은 기분이 들게 하므로 여기에 한글로 옮겨 둔다. 직장 여성들이 어려움에 부딪혔을때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충고들도 많다. 에이미 폴러가 티나 페이에게 보낸 답장은 다음 포스팅에.   

 에이미 폴러가 SNL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을때의 일이다. 우리는 모두 17층에 있는 작가실에 모여 수요일마다 있는 대본 리허설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럴 때는 언제나 다들 시끌벅적하게 자기 개그를 선보이기 마련이었다. 에이미도 테이블 건너편에서 세스 마이어스와 함께 그런 말도 안 되는 개그를 하면서 한창 놀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러다 뭔가 저속한 농담을 했다. 무슨 말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야하고 시끄럽고 "숙녀답지 못한" 내용이었던 건 확실하다.

 그 당시 SNL의 스타였던 지미 팰론이 에이미를 향해 질색하는 척을 하면서 "그만해! 안 귀엽잖아! 마음에 안 들어!" 라고 하자 에이미는 하던 걸 당장 멈추고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지미에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난 니가 좋아하든 말든 좆도 상관 안 해." 지미는 눈에 띄게 놀랐고 에이미는 곧장 자기가 하고 있던 농담으로 되돌아갔다. (지미와 에이미는 아주 친하고 둘 사이에 진짜 나쁜 감정이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걸 확실히 해둔다.)

 그 일은 중요한 변화를 불러왔다. 에이미는 자신이 귀염 떠는 역이나 맡으려고 온 게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못 박았던 것이다. 그녀는 남자들의 뒤에서 부인이나 여자친구를 연기하려고 온 게 아니었다. 에이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생각이었고 누가 좋아하던 말던 좆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너무 행복했다. 이상하게도 "내 친구가 여기 있어! 내 친구가 여기 있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 SNL에서 일하는 건 매우 즐거웠음에도 에이미 오고 나서야 덜 혼자인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제리 루이스가 여자는 안 웃기다는데요,"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여자는 안 웃기다는데요," "릭 펜더먼이 여자는 웃기지 않다는데... 거기에 대해서 해 줄 말씀이 있으신가요?" 등의 말을 할 때마다 늘 이 일을 떠올린다. 해 줄 말이 있냐고? 있지. 우리는 니들이 좋아하든 말든 좆도 신경 안 써.

 물론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제리 루이스는 위대한 박애가고 히친스는 심하게 아픈데다 페더맨은 내가 지어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 상사가 아닌 이상에는 (이들 중 누구도 내 상사가 아니다.) 상관 없다. 존경스럽긴 하다. 뭔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경험에만 기반해 그것이 열등하다고 결론을 내리다니 오만하기 짝이 없다. 나는 중국 음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 음식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기사를 써 대진 않는데 말이지.

 그러니 누구도 나에게 물어보진 않았지만 직장 여성들을 위해 충고를 해주자면 다음과 같다. 성차별이나 노인 차별, 외모 차별 혹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불교 등에 맞닥뜨리게 되면, 이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시라. "이 사람이 내가 하려는 일을 못 하도록 방해를 하고 있는가?" 만약 대답이 '아니오'라면, 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자. 하고 싶은 일에 에너지를 쏟아서 그런 사람들보다 앞서나가는 게 더 나은 방법이니까. 그렇게 해서 당신이 보스가 되면 재수 없게 굴었던 인간들은 안 써주면 그만이다. 만약에 답이 "네" 라면, 더 힘든 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럴 때는 새서미 스트리트에서 옛날에 내놓았던 "위로! 밑으로! 통과해서!" 라는 영화를 따라 전략을 짜보기를 권한다. (40세 이하의 사람들은 이 영화를 기억 못 할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위로", "아래로", "통과해서"의 개념을 전달하려고 아기들을 버려진 공사장에서 기어 다니게 했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는데, 아마도 그때 이후로 누군가 이게 미친 짓이었음을 깨달아서 그런 것 같다.) 만약에 당신의 상사가 개자식이라면, 당신의 상사보다 더 높은 사람들 중에 혹은 주변 사람들 중에 그렇지 않은 누군가를 찾아보려고 해보자. (모두가 개자식들인 직장도 있을 수 있냐고? 있다. 월 스트리트의 주식 거래자들이나 필린스 백화점의 탈의실을 책임지는 여자들과 일하라고 하면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할 것이다.) 운이 좋다면 당신의 직장에는 사격장이나 자동차 가게의 세일즈 기록대, 혹은 SNL의 대본 리허설처럼 감정을 배제하고 실력으로만 겨뤄볼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에 집중해라. 다시 말하지만, 남의 의견을 바꾸려고 혹은 남들을 깨닫게 하려고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위로! 밑으로! 통과해서!" 움직인 후에 당신이 보스가 되면 사람들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어있다. 혹은 안 변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뭐 또 어떤가?

 당신이 원하는 걸 하고 남이 좋아하든 말든 신경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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