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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마이어스가 말하는 에이미 폴러

코코가 모세에게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이름은 세스 마이어스고 에이미가 좀 쉴 수 있도록 이 챕터는 지금부터 제가 쓰려고 합니다. 책을 쓰는 건 정말 어렵죠. 저는 직접 써보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힘든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해 내내 만날 때마다 에이미가 인사를 하자마자 "책 쓰는 거 너무 힘들어." 라고 말하곤 했거든요. 에이미가 좀 쉴 수 있게 제가 한 챕터를 써주겠다고 한 번 제안했더니 곧장 "Yes please." 라고 하더라고요. 이제 이걸로 빚을 한 번 갚고 나면 전 에이미에게 천 번 정도만 더 빚을 갚으면 됩니다. 저만 이런 건 아니에요. 대부분의 에이미의 친구들은 그녀에게 천 번쯤 빚을 지고 있죠. 하지만 에이미는 절대 생색을 내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요.
 저는 에이미가 그녀의 첫 아들인 아치를 낳았던 밤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얘기해 둘 것들이 있네요. 90년대 중반, 제가 에이미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즉흥연기 올림픽(ImprovOlympic)이라고 불리던 시카고의 한 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극장은 이제 "iO"라고 불립니다. 올림픽 측에서 고소를 하겠다고 했다네요. 국제 올림픽 위원회는 클라크가와 에디슨 가 사이의 구석에 있는 겨우 백 석짜리 극장에 들어온 사람들이 왜 아무도 허들 넘기를 안 하고 있는지 어리둥절해 할까봐 걱정이 되었나봅니다.
 제가 처음 에이미를 봤던 날에 그녀와 다른 공연자들은 "꿈"이라는 이름의 즉흥 연기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에이미는 무대 위로 올라와서 그 날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말해 줄 지원자를 찾고 있었는데 제가 손을 들었고 그녀가 절 선택했죠. 제가 에이미와 처음으로 나누었던 대화는 관객들 앞에서였습니다. 저는 의자에 앉아있고 그녀는 내 옆에 서 있었죠. 에이미는 매력적이고 웃기고 다정한데다가 똑똑해서 저는 "이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그 자리를 떴습니다.
그 후에 에이미를 다시 봤을때는 같은 극장에서 티나 페이와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그들 Women of Color라는 쇼를 준비중이었습니다. 나는 후에 그날의 공연이 마지막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에이미는 곧 뉴욕으로 가게 되었고 티나도 곧 뒤따라 떠났으니까요. 그날 밤에는 관객석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저는 꽤 오랫동안 그들이 유명해지기 전에 시카고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봤던 것이야말로 저에게 일어난 일 중에 가장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제 생각에 그건 마치 함부르크 시절의 비틀즈를 봤던 거나 마찬가지 거든요. 진짜 함부르크에서 비틀즈를 본 사람처럼 저 역시도 이 얘기를 계속 해대서 친구들로부터 결국 "Genug"(그만해) 소리를 들었구요. 이때만 해도 저와 에이미의 관계는 다른 사람들과 그녀의 관계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제가 팬이었죠.
2001년에 저는 SNL 오디션을 봤는데 매니저가 전화로 붙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새로운 출연진들을 나열하더군요. 그 중 한 명이 에이미였는데, 제가 전화를 끊고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맙소사, 내가 SNL에 출연하게 됐다니," 가 아니라 "맙소사, 나 어쩌면 에이미 폴러랑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니."였습니다. 그리고 기쁘게도 우리는 바로 친구가 되었죠.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우리의 우정이나 SNL에서 힘을 뭉쳐서 해냈던 많은 작업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늘어놓아 여러분을 지루하게 하진 않을 겁니다. 어차피 에이미가 바로 이 책의 수십장을 그 주제에 할애하고 있을 테니까요. 사실 제 사진이 책 커버에 등장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러니 이 얘기를 하면서 더 시간을 잡아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에 저는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서 에이미가 엄마가 되었던 바로 그 토요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주의 호스트는 조쉬 브롤린이었는데, 사라 페일린이 카메오 출연을 하겠다고 승낙하자 곧 뒷전이 되고 말았죠. 2008년 코미디언들의 끈질긴 사주 덕분에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알래스카 주지사였던 사라 페일린을 러닝 메이트로 선택했고 이것은 SNL에 티나 페이의 성대모사라는 큰 행운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페일린 주지사가 쇼에 실제로 출연을 하겠다는 생각에 우리 모두가 환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출연 결정에 흥분되지 않았다고 할 순 없지만 페일린을 소재로 뭘 해야 될지를 모르겠더군요. 그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그 사람에 풍자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곁에 있을때보다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하니까요. 티나와 페일린 주지사가 함께 나오는 스케치를 쓰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그렇게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 했던 스케치였는데, 알렉 볼드윈, 론 마이클스, 마크 왈버그가 카메오 출연을 해 주었고 농담 따먹기도 몇 번 했죠. 그 날 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더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론은 금요일 밤에 우리에게 사라 페일린을 한 번 더 불러서 이번에는 "위켄드 업데이트"를 함께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는데, 매주 모이는 리딩 시간에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을 던져 보았지만 맥 빠지는 것들 뿐이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웃자고 하는 소리로 페일린 주지사가 랩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죠. "나는 사라 페일린, 난 아무데도 안 가.." 이런 가사로 시작하면서요. 그러자 다른 누군가가 페일린 주지사가 마지막에 겁이 나서 안 하겠다고 발을 빼고 에이미가 대신 나서는 게 어떻겠냐고 했죠. 진지한 제안이었던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에이미가 신이 나서 눈을 크게 뜨고는 노트를 손에 든 채 밖으로 나가던 모습은 확실하게 기억이 납니다. 조금 있다 나가보니 에이미는 마치 우주선을 귀환시키려는 통제실처럼 의상팀에게 전화로 지시들을 외쳐대고 있었죠. "프레드랑 앤디에게는 에스키모 옷, 제이슨에게는 스노모빌 수트, 바비에게는 사슴 옷을 준비해 줘."

 여기서 잠깐 멈추고 되돌아가서에이미가 사라 페일린으로 분장하고 랩을 했던 순간을 다시 한 번 봅시다. 사라 페일린이 마지막 순간에 랩을 하지 않겠다고 빼는 연기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해냈는지는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에이미가 책상에서 일어났을 때 얼마나 만삭이었는지는 잊어버렸을 수도 있죠. 또 에이미가 잘했다는 것은 기억하겠지만 정확히 얼마나 잘했는지는 잊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날 에이미는 기교를 부리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랩을 하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랩을 하고 있었죠. 저는 아직도 에이미가 "나는 짐승이야, 너보다 큰 짐승!" 이라고 외치던 모습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랩을 하는 동안 그녀의 뱃 속에서는 작은 사람이 철벅거리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던거죠. (이게 정확한 의학 용어 맞죠? 철벅대다?)

 그 작은 사람이 바로 에이미의 아들인 아치였고 아치는 날마다 쑥쑥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자기가 태어나기 일주일 전 엄마가 전국에 방영되는 공영 방송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알아보고 감탄하게 되겠죠. 미소를 짓고 싶어질 때면 저는 이것을 생각합니다.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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