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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더 많은 남성들이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는가

오언 존스

원문은 여기에 

 외즈게잔 아슬란은 자신만의 꿈과 두려움,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20살의 심리학 전공 학생으로, 남성에게 고문당한 후 살해당했다. 외즈게잔은 전염병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여성에게 남성이 가하는 폭력의 통계에 또 한 명의 피해자 수를 더해주는 정도로 끝나 버릴 수도 있었지만 터키와 이웃 국가 아제르바이젠에서 그녀는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트위터에서 터키 여성들은 자신들이 겪어야했던 성추행과 대상화 그리고 폭력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이 사건에 반응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일도 일어났다. 남성들이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폭력과 이를 용인하거나 별 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 맞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로 나선 것이다.
 남성들이 여성을 지지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전에, 성차별적 억압의 정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계를 보고 있으면 여성을 향한 테러 캠페인이라도 벌어진 듯 하다. 세계 보건 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분의 1이 넘는 여성들이 자신의 파트너와 그 외의 남성들로부터 폭력이나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 UN은 1억 3천 3백만명의 소녀들과 여성들이 여성 할례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강제로 성적 착취를 당하고 있는 450만 명의 사람들 중 거의 대부분이 소녀들과 여성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년 120만 명의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성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여성은 40만 명, 강간을 당하고 있는 여성의 수는 8만 5천명에 달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고통을 수치화한 것이다.
 이번엔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해보자. 국제 통화기금의 Christine Lagarde은 여성을 향한 음모가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관련 법의 제정을 통해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다고 하면서, 이 법이 여성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막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여성들은 가장 소득이 적고 가장 불안정하면 때로 가장 열악한 형태의 일자리에 과하게 몰려있으며, 돈을 받지 못하는 가사일과 아이 돌보기 역시 대부분 여성의 일이다. 여성 억압은 정말이지 광범위하다.
 하지만 남자들이 자신도 혜택을 보고 있는 이런 억압에 대하여 어떻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까? 이 칼럼만 해도 이미 내적으로 문제를 갖고 있다. 어떤 문제든지 간에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는 남자들을 찾기란 결코 어렵지 않다. 나라를 대표하고 법을 통과시키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남자들인 것이다. 영국의 하원의원의 약 80%는 남성이다. 2012년에 진행된 한 연구는 1면 기사의 78%를 남성 저널리스트들이 작성했으며, 중요한 기사들에서 언급이 되거나 인용된 사람들의 84%는 남성들이었음을 밝혀냈다. 국가적 토론은 남성들에 의해 진행된다. 이슈들에 우선 순위를 매기는 것도 남성이며, 그러한 이슈들이 분석되는 스펙트럼 역시 남성들에 의해 결정된다. 남성들이 여성에게 가하는 억압에 대한 토론마저 남성들이 지배하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꼴이 되겠는가.
 여성을 지지하기 위해 남성들이 목소리를 높일 때는 고약한 아이러니가 생겨날 수 있다. 미국인 사회학자 크리스 맥컴버가 말한대로 남성들은 “지배적인 집단의 구성원이다. 그들은 여성에게는 접근이 금지된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힘에 접근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페미니즘을 향한 그들의 지지는 페미니즘이 맞서 싸우고 있는 바로 그것인 남성들의 지배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종종 나에게 여성들이 몇 세대에 걸쳐 이야기해온 것을 말했다는 이유로 남성들이 박수를 받는 상황이 얼마나 답답한지 알려주곤 했다.
 혹은 이런 타입들의 남자들도 있다. 그들은 쿨해보이기 위해 혹은 여성들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스스로에게 “페미니스트”라는 호칭을 하사한다. “내가 얼마나 섬세하고 다정한지 좀 보라고! 심지어 페미니스트라니까!” 이런 식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 그러하듯이, 좌파 진영에서도 성차별은 만연하다. 그러나 정말 위험한 것은 좌파적 성향을 가진 남성들은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기 위해 여성들의 말을 자르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은 절대로 성차별주의자가 될 수 없다고 믿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좌파 성향의 한 페미니스트는 나에게 자신은 여성을 향한 남성의 태도를 5분만에 판가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들이 당신의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가? 그들이 당신의 말을 잘 듣는가? 그들이 당신보다 자신들이 잘 알거라고 지레짐작하는가?”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남성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여성의 해방은 결국 여성이 해낸 것이며 지금까지 이루어진 위대한 발전들은 모두 여성의 투쟁과 희생 덕분이다. 어떤 것들은 알려졌고 어떤 것들은 역사책에서 지워져버렸지만. 여성 해방 운동은 남성들에게도 더 좋은 변화를 불러왔다. 그들은 전보다 여성과 게이 친구들을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며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더 잘 이야기할 수 있고 (여전히 충분하진 않지만) 아이 양육에서도 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등의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남성들은 다양한 특권들 - 예를 들자면 자동적으로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에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그런 특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남성들이 여성들이 하고자 하는 말과 그들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고 배우는 것이 이렇게나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그들이 직접 변할 때만 여성들을 죽이고 강간하고 해치고 억압하는 것을 멈출 것이다. 그것은 여성을 향한 대상화를 가능하게 하고 여성에게 휘두르는 폭력을 평범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태도를 남성들이 내부에서 무너뜨려야함을 의미한다. 폭력에 대한 남성들의 태도를 바꾸고자하는 흰 리본 캠페인이 한 예다. 남성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면 그런 태도는 끈질기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여성을 향한 테러도 계속될 것이다.
 남성들이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억압 때문에 함께 억압을 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떤 남성들은 분명히 피해를 입고 있다. 너무 여성스럽다는 소리를 듣는 게이 남성들이 뚜렷한 예이다. 이런 공격적인 남성성의 강요 때문에 고통 받는 이성애자 남성들도 있다. 남성들은 성차별과 그것의 사촌격인 호모 포비아에 의해서 심하게 검열을 받는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여성을 물건 취급하지 않으며 다른 남성들을 충분히 두드려패지 않는 등 고정관념에 순응하지 않는 남성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취급을 받곤 한다. “여자처럼 굴지 마” 혹은 “호모새끼처럼 굴지 마”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런 식의 취급은 남자들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에게 많은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며 이는 50세 이하의 남성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것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는 엠마 왓슨이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HeForShe 운동의 중요한 논지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 운동은 남성들에게 여성을 지지할 것을 격려한다.
 그렇다. 이 칼럼에는 문제가 있다. 나는 신문의 오피니언 란을 지배하고 있는 또 한 명의 남성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들리지 않고 있으며 들릴 때도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덜 진지하게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겸손해져야 한다. 듣고 배워야 한다. 그러나 남성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여성을 향한 폭력은 전염병처럼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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