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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형제입니다

익숙해지지 않기를

단지 사람들이 그의 팔을 떠밀어 업무 수행을 방해할 정도로 장난이 심하다 싶으면, "나를 내버려 두십시오. 왜 나를 괴롭히는 거죠?" 라고 한마디 내뱉곤 했다. 그런데 그 말과 음성에는 무언가 기이한 것이 담겨 있었다.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그 무언가가 느껴졌는데, 얼마 전 이 관청에 배속된 한 청년이 여느 동료들이 하듯이 그를 놀려대다가 갑자기 무언가에 찔린 듯이 문득 멈추었으니, 그때부터 그에게는 모든 것이 변했으며 다르게 보였다. 어떤 범상치 않은 힘이 점잖은 상류사회 인사인 줄 알고 지냈던 동료들로부터 그를 떼밀어 냈다. 그 후 한참 동안, 사람들이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와중에 이마가 벗어진 키 작은 관리가 "나를 내버려 두십시오. 왜 나를 괴롭히십니까?" 라고 내뱉은, 가슴을 후벼 파는 그 말이 "나는 당신의 형제요." 라는 말로 들려왔다. 그 후 이 가엾은 청년은,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비인간적인 면이 있는지, 세련되고 교양 있는 상류층에게, 맙소사, 심지어는 세상에 고결하고 청렴결백한 사람으로 알려진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흉폭하고 무례한 면이 숨어 있는지를 목격했다.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평생 수차례 몸서리를 쳤다.

고골의 단편 [외투]의 한 부분이다. 시작점 혹은 결말 둘 중 어느 것으로도 기능할 수 있을만한 이퍼퍼니처럼 보이지만 [외투]는 여기에서는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는다. 고골은 이 이름도 없는 젊은 청년이 혼자 고뇌하도록 내버려 둔 채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두 사람은 다시는 만나지 않으며 젊은 청년의 의식의 변화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고골은 독자들이 여기에 발이 걸리기를 바라고 이 툭 튀어나온 돌 부리를 심어 둔 것일까? 우리가 이 청년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아니면 천재적인 작가의 본능적인 감으로, 무의식 중에 이 부분을 써넣고는 다시 생각하지 않은 걸까?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부분 때문에 뒤에서 고골이 아무리 우스꽝스럽게 주인공을 묘사하며 깃털로 간지럽혀도 그를 비웃을 수 없게 되었으며, 날씨가 추워져 코트를 꺼내 입는 계절이 되면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문득 이 젊은 청년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하곤 한다. 그는 세상에 만연한 잔인함을 목격할 때마다 몸서리를 치게 되었다고 했지만 그런 다음에는? 결코 이 잔인함에 가담하지 않으리라, 방치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지키는 사람이 되었을까, 아니면 괴로워하되 금세 일상적인 잔인함으로 되돌아가 거기에 편안하게 머무는 사람이 되었을까? 몇 번이나 던져 본 질문이지만 결론은 늘 같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이 청년이 여전히 괴로워하리라 믿는다. 아니, 바란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가 죽음 후에도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코트를 되찾아 사라지고 난 후에도 이 청년은 여전히 처음 그에게 동정심을 느꼈던 그때처럼 잔인함을 보면 몸서리를 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격렬하게 괴로워하고 있기를. 결코 이 잔인함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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