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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옛 주인에게

내가 떠나기 전 나에게 총을 두 번이나 쐈지만 그래도 당신이 다쳤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았습니다.

 1864년, 테네시 주 내쉬빌에서 32년간의 고된 노예 생활 후 북부군의 도움으로 오하이오로 탈출한 조던 앤더슨은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 옛 주인으로부터 절박한 편지를 받는다. 농장이 망해가고 있으니 돌아오면 잘 해주겠다는 내용. 이 편지를 읽은 후 그는 주인의 뻔뻔함에 분노하는 대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우아하고도 날카로운 풍자로 가득한 답장을 보내기를 택한다. 흔히 미국의 인종차별을 풍자한 대표적인 문학가라고 하면 마크 트웨인을 많이 꼽는데 사실 (인종차별의 시대를 아련하게 그리워하는 면이 더 큰) 백인 남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당사자들 역시 이렇게 스스로 우아하고도 신랄한 반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손으로 쓴 편지 찾아 읽기를 워낙 좋아해서 누가 썼는지 가리지 않고 종종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 읽는데 (그리고 나서도 시간이 남으면 옆 마을 인클로저 운동은 얼마만큼 진행됐나 구경도 하러 가고 그런다) 이 편지를 읽었을 때만큼 감탄한 적은 드문 것 같다. 조던 앤더슨은 11명의 자식을 낳았다는데 그의 후손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이 편지를 보관해 왔을까? 역시 사람은 글을 잘 쓰고 봐야 한다. 이 편지를 보낸 후 조던 앤더슨은 답장을 받지 못 했으며, 테네시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다.


 원 글은 여기에서 가져왔고, 번역은 내가 했다.


Dayton, Ohio,
August 7, 1865
To My Old Master, Colonel P.H. Anderson, Big Spring, Tennessee

나의 옛 주인 P.H. 앤더슨 대령에게

Sir: I got your letter, and was glad to find that you had not forgotten Jourdon, and that you wanted me to come back and live with you again, promising to do better for me than anybody else can. I have often felt uneasy about you. I thought the Yankees would have hung you long before this, for harboring Rebs they found at your house. I suppose they never heard about your going to Colonel Martin's to kill the Union soldier that was left by his company in their stable. Although you shot at me twice before I left you, I did not want to hear of your being hurt, and am glad you are still living. It would do me good to go back to the dear old home again, and see Miss Mary and Miss Martha and Allen, Esther, Green, and Lee. Give my love to them all, and tell them I hope we will meet in the better world, if not in this. I would have gone back to see you all when I was working in the Nashville Hospital, but one of the neighbors told me that Henry intended to shoot me if he ever got a chance.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이 조던을 잊지 않고 다시 돌아와 함께 살자고 제안해주시다니 기쁩니다. 누구보다 잘 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하시면서요. 종종 당신이 어떻게 되었을까 불안했습니다. 양키들이 한참 전에 목을 매달아 버렸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남부군을 집에 숨겨줬잖습니까. 아마 당신이 부대원들이 두고 갔던 북군 병사를 죽이려고 마틴 대령 집에 찾아갔던 걸 북군들은 끝내 몰랐던 모양이네요. 내가 떠나기 전 나에게 총을 두 번이나 쐈지만 그래도 당신이 다쳤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직 당신이 살아있다니 다행이네요. 그리운 옛 집에 한 번 다시 찾아가서 메리와 마사 아가씨, 엘렌과 에셔, 그린과 리를 만날 수 있다면 참 좋겠지요. 모두에게 제 안부를 전해주세요. 이번 생에서 못 만난다면 더 좋은 다음 생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도 전해주시고요. 내쉬빌 병원에서 일할 때 다시 돌아가서 모두를 만나볼까도 싶었지만 이웃 한 명이 전해주더군요. 헨리가 저를 쏴 버릴 기회만 벼르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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